이사할 때마다 저 의자를 가지고 버리느냐 마느냐에 대하여 항상 승강이를 벌였다. 결혼 후 신혼집으로
짐을 옮기면서 장모님께선 버리라고 하여도 아내는 끝내 집으로 가져왔다. 이젠 내가 '집이 좁으니
저 낡은 의자는 버리자'고 제안했다. 삐걱거리는 의자에 장기간 앉으면 허리에 문제가 온다고 설득해
앉는 건 포기하고 화분을 올려두었다. 도시를 떠나 가평으로 이사준비를 할 때도 짐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저 의자를 버리자고 했다. 하지만, 결국 이곳까지 가져왔다.

오래전 장인어른께서 고쳐주신 고정 목을 빼고 'ㄱ'앵글을 이용해 삐걱거리는걸 고쳐주었다.
아직도 살짝 기울어 진 것 같지만 잘 쓰고 있다.


-아내의 의자 의야기.

아내가 고등학교 때 집에 책상과 의자가 없었다고 한다. 어느 날 학교 구석에 오래된 책걸상을 쌓아두고
새로운 책걸상을 들여놓게 되었는데 아내는 집에다 책가방 놓고 다시 학교로 와서 책상과 의자를 가져갔다.
음.. 책상과 의자를 걸쳐서 집까지 들고 가기 시작했는데 차에 실어갈 생각은 아예 하지않고 들고가기로 했다.

집과 학교의 거리는 - 지도 상 거리표시 '더보기 클릭'


어째든 저 거리를 나무로 만든 무거운 책상과 의자를 들고가려 했다고 한다.(;;;) 
그러다 결국 학교 선생님에게 들키고 말았다.

선생님 : '너 지금 뭣 하는 거야?' 
아  내 : ..., (아내는 사실대로 말했다.)


선생님은 잠시 머뭇 하시더니 선생님 차에다 책걸상을 실어 집까지 태워 주셨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책상은 망가져 사용할 수 없게 되었고 결국, 남은 건 저 의자였다.


Posted by zeroca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