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2월 파주에 왔다.
파주 문발리에 신도시가 생기면서 국민임대아파트가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 준비해왔다.

출판사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이곳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출판사 작업실에 나가 그림을 그리기로 하고
앞으로 오래도록 여기 출판사에 뼈를 묻어보기로 다짐도 했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 성격이지만
같은 아파트에 사는 출판사 사람들과도 친해보기로 마음도 먹었다.(그땐 한 10년 살 생각으로 왔으니까)

어째튼 그런 희망을 가지고 들어온 파주였다.

지금은 다 떠나고 없다. 그들도 떠나고 나도 떠나고. 아직 문발리에 살고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들은 출판사를 떠났다. 왠지 슬퍼진다. 친하진 않지만 그래도 오래도록 출판사에 가면 항상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인데 이젠 없다니...항상 그 길에 있던 나무가 없어진 느낌이다. 그런데 정말로 나무가 없어졌다.



ㄴ출판사 작업실을 뛰어서 왕복 출퇴근을 하던 길이다. 저기 까만 하우스 앞엔 항상 나를 죽어라 짓던 개 두마리가
살았다. 쵸코파이, 피자를 주면서 좀 친해질까 했는데 어느날 한마리는 사라졌다(사람들이 먹었겠지...).

저 길 중간쯤 길옆엔 길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나무가 있었다. 첨부터 알아차리지는 못했다. 거의 1년 다되서 일까?
서울로 집을 옮기고 나서도 출판사에 일보고 집에가는 길에 여기까지 걸어와 그 나무를 보고 가곤 했다.


 
ㄴ작은책 표지에 그린적 있는 장면을 실사로 연출했다.(2008년3월)



ㄴ하지만 그 나무는 이제 없다.
출판사 일때문에 파주에 갔다. 정말 오랜만에 문발리 길을 찾았는데 그 나무가 없어졌다.
마지막 왔던게 지난 봄쯤 이었는데 여름 장마때 무슨일이라도 있던걸까. 슬퍼진다.




ㄴ문발리길 그 나무는 이제 가슴속에 남아있다.(2006년12월)
Posted by zeroca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