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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4.06 2009년 8월호 표지그림


단골 이삿짐 센터가 있다. 단골 이래 봐야 두 번이지만..
파주에 살다 서울로 이사 올 때 마침 그날이 손 없는 날이라 모든 이삿짐 차량이 예약이 다 차있는 날이었다.
결국, 이사가는 동네 이삿짐 차를 부르게 되었는데 2년 후 그 집을 떠날 때도 그 이삿짐 차를 불렀다. 그때 그
사장님이 참 기억에 남아서였는데 그 아저씨도 집 앞에 차 대고 그때 그 총각 아니었냐고 물으신다. 2년 전에
딱 한 번 뵙고 처음 뵙는 건데 오래 알게 된 아저씨 같고 너무 반갑다. 왜일까? 파주에서 서울로 오는 한 시간
못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아저씨가 살아온 이야기가 참 좋았는데 그래서였을까?

작은책에 아저씨의 소싯적 이야기와 함께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추억을 기록했다.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왜'라는 답을 찾은 것 같다. 이사를 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건 꿈 이었다. 꿈을 가지고
서울로 왔다. '꿈'이 있었다. 왜냐하면, 그때 서울 고척동엔 '아내'가 살고 있었으니까.
고등학교 때부터 집에서 나와 살아 이사하고 짐 싸는것이 정말 지겹다. 막바지 이사짐 포장할 땐 분노하며
폭발 직전까지 가면서 이사준비를 했던 거 같다. 그럼에도 이삿짐 차에 앉아 흐뭇한 미소를 머금고 서울로
향하던 나의 모습을 기억한다.

그리고 다시 고향으로 이사갈때의 꿈은 앞으로 태어날 아기와 함께 살아갈 희망 이었다. 
도시를 떠나 자연 속 시골로 가서 아기와 함께 오손 도손 살 거라던 꿈.

그런것 이었다. 꿈을 실고가는 이사짐 차.



추신 : 그림 속에 아내와 내가 있다.









Posted by zerocat :